아이리버 E10을 보면 이와 같은 판단에 수긍이 갈 것이다. 아이리버 E10은 그저 휴대용 MP3 플레이어다. 이제는 흔하디 흔한, 그래서 아예 판촉용 경품으로도 뿌릴 수 있을 것 같은 휴대용 MP3 플레이어다. 크기가 작지도 않고 무게가 가볍지도 않다. 하지만 결론부터 내리자면 아이리버 E10은 정말 좋은 MP3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다.
비교적 커다란 덩치, 단단해 보이는 무게감, 비교적 널찍한 컬러 LCD 채용 등 외적인 부분은 이 MP3 플레이어가 단순한 MP3 플레이어는 아니라는 것을 말해준다.
아이리버 E10은 기본적인 MP3 재생 기능 외에, 일반적인 MP3 플레이어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FM라디오, 보이스 리코더 기능과 간단한 동영상 재생, 이미지 및 텍스트 뷰어, 알람시계, 게임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1.5인치 크기의 고화질 대형 LCD가 왜 필요한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부분이다.
MP3 플레이어로의 기본 기능에 대해서도 충실히 갖췄다. 사용자 지정 EQ, SRS WOW는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음향효과를 제공한다. 단 SRS WOW를 통한 효과는 지금 시점에서 들을 때 썩 개운치 못하다. 전반적인 음질은 특별히 뛰어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평균 이상의 수준은 갖춘 정도? 적어도 기본 이상은 한다고 말할수 있겠다.
정사각형의 LCD와 단조로운 십자형 버튼이 심플한 멋을 강조한다.\
<정사각형의 LCD와 단조로운 십자형 버튼이 심플한 멋을 강조한다.\>
여기에 더해진 아이리버 E10의 특징은 깨끗한 이미지를 발산하는 순백의 심플한 패션코드다. 언뜻 느끼기에 아이팟을 흉내낸 것이 아니냐 싶기도 하다. 하얀 바탕에 바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 그리고, 정사각형에 가까운 LCD 및 십자 배열 컨트롤 버튼 등이 아이팟의 분위기를 많이 닮아있다 싶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발산하는 분위기는 다르다. 아이팟이 반투명의 세련미를 보여준다면 아이리버 E10은 무광의 청결미를 보여준다. 디자인, 버튼 배치, 인터페이스의 분산 등 그저 단순히 기성의 유명 제품을 모방한 것이 아닌, 하나의 디자인 기조를 갖고 일관된 생각으로 뽑아낸 창조물임을 알려주는 요소는 누구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 대용량 메모리, 대용량 배터리
아이리버 E10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칫 전체적인 디자인을 깨기 쉬운 CI까지도 깔끔함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의 기조에 맞게 유지했다.\
<아이리버 E10은 완성도 높은 디자인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칫 전체적인 디자인을 깨기 쉬운 CI까지도 깔끔함을 바탕으로 한 디자인의 기조에 맞게 유지했다.\>
아이리버 E10은 기본에 충실한 패션코드라고 했다. 이미 MP3 플레이어가 어느 정도의 기본 성능을 갖고, 그 수준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기에, 더 이상 성능을 갖고 경쟁할 꺼리는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해도 될 것이다.
이런 한계 상황은 MP3 플레이어의 기준 요소를 자연스럽게 성능에서 디자인으로 옮아가게끔 했다. 아이리버 E10에 패션코드가 강조된 원인은 여기서 찾을 수 있겠다.
물론 아이리버 E10보다 빼어난 디자인을 갖춘 제품은 얼마든지 있다. 빼어난 디자인에 어떤 기조를 취해야만 한다는 제한사양은 없기에 아이리버 E10이 갖고 있는 미적 요소와는 전혀 상반된 요소를 취하고 있는 제품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너 나 할 것 없이, 빼어난 디자인이라면 뭐든 좋다. 어차피 선택은 사용자가 각자의 취향에 따라 할 테니까. 문제는 이 빼어난 디자인만 갖고 제품을 말하기에 MP3 플레이어는 너무도 실용적인 기기라는 점이다.
장황한 표현이지만 간략히 요약하자면 이렇다. 빼어난 디자인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성능이 밑에 깔려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부분에 있어 제대로 만족시키는 제품은 그다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리버 E10은 또 한 번 빛을 발한다.
앞서 아이리버 E10의 성능, 그 중 음질에 대한 부분은 평균 혹은 그보다 다소 높은 정도의 수준이라고 했다. 거꾸로 말하자면 안 팔리는 중소 저가 MP3 플레이어를 제외하고 나면 판매량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위권의 제품들과 비교해 성능이 딸릴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
그래도 아이리버 E10을 좋은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가? 물론 그럴 수 있다고 말해도 된다. 음질이라는 요소는 휴대용 MP3 플레이어의 성능을 말하는 몇 가지 요소 중 하나일 뿐이다.
아이러니한 얘기지만 이어폰 좋은 것으로 바꿔 쓰면 좀 더 좋은 음질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에 담을 수 있는 곡 수, 한 번 충전으로 들을 수 있는 재생 시간은 이런 식으로 향상시킬 수 없다. 이 점에서 아이리버 E10이 빛을 발한다.
아이리버 E10의 메모리 용량은 6GB다. 이 제품은 마이크로드라이브를 썼다. 간단히 말해 하드형 MP3 플레이어인 셈이다. 물론 마이크로드라이브이기는 하지만 하드형 MP3 플레이어임에도 불구하고 한 번 충전으로 무려 30시간 이상 쓸 수 있다는 것이 눈에 띈다. 하드형 MP3 플레이어의 고용량이라는 장점에 메모리형 MP3 플레이어의 강력한 스테미너까지 더했다.
좌측면의 홀드 스위치는 U10이나 TV의 리모컨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환 스위치로의 역할도 겸한다. 이른바 음악을 들려주는 리모컨인 셈이다.\
<좌측면의 홀드 스위치는 U10이나 TV의 리모컨으로 활용하기 위한 전환 스위치로의 역할도 겸한다. 이른바 음악을 들려주는 리모컨인 셈이다.\>
인터페이스는 휴대폰의 표준 24핀 인터페이스를 쓰며 그 옆으로 표준 규격의 이어폰 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우측면에는 단지 볼륨단자만 갖춰져 있을 뿐이다.\
<인터페이스는 휴대폰의 표준 24핀 인터페이스를 쓰며 그 옆으로 표준 규격의 이어폰 단자가 배치되어 있다. 우측면에는 단지 볼륨단자만 갖춰져 있을 뿐이다.\>
MP3 플레이어가 넘쳐나고 있다. 하지만 과포화라고 말하기보다는 MP3 플레이어가 휴대폰처럼 누구나 당연히 갖고 다니며, 음악을 듣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흡수되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렇기에 아이리버 E10은 강력한 기능성과 성능을 부여받고 여기에 완성도 높은 디자인까지 더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전의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가 불러일으켰던 센세이션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적어도 디자인에서만큼은 가장 앞서나간다고 하는 아이팟조차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판국이니 아이리버 E10이 조용한 것을 두고 왈가왈부할 것은 없겠다. 어쨌든 디자인 측면에서도 아이팟에 비해 떨어진다고 말할 것은 아니고 기능성과 성능에 있어도 최상급 대열에 합류할 만큼에 이르니, 이를 가리켜 좋은 MP3 플레이어라고 말하는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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